자녀학대 영상 보려면-피해자 동의 받아오라

자녀학대 영상 보려면, 가해자 동의 받아오라

서울 강북구 구립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이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성추행까지 한 혐의로 고소된 사건에 관련해서 경찰이 어린이집 부모들에게 “피해 장면 CCTV를 보고 싶으면 가해 교사들의 동의를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가해 혐의 교사들이 열람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영상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8월 8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수유동 D 어린이집 원생 학부형 A씨가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 3명에 대해 아동학대 피해를 주장하면서 작년 3월부터 올 2월까지 CCTV 열람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 학부형은 오후 간식 시간과 낮잠 시간 등에 ‘말을 안 듣는다고 때렸다’는 원생들의 진술에 따라 사실 확인을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학부형 측에게 법적으로 CCTV 영상 보관기한이 최대 두 달이라고 설명하면서, CCTV를 열람하려면 정보공개청구를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학부모는 경찰의 안내에 따라 7월 8일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밟았고 그로부터 15일이나 지난 후 정보청구공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경찰은 또 다시 “제3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학부모에게 ‘제3자 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 제3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어린이, 부모, 선생님을 포함한 CCTV 화면에 나오는 모든 사람’이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학부모들은 하는 수 없이 영상에 나온 원생들 14명의 동의를 받았으나, 가해 혐의자인 교사들이 거부하면서 영상확인은 무산되었다. 

학부모들은 “가해 혐의자에게 동의를 받아오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강북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들은 “제3자의 인권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절차에 따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찰은 “수사관이 범죄현장을 발견하면 캡쳐해서 보여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가 “이렇게 보여주는 것도 법적으로는 어긋난다”고 말하기도 하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형사사건에서 CCTV 열람은 고소 고발이나 경찰 신고를 통한 수색영장 발부 시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인권에 관련해서 이 조차 범죄 혐의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 학부모 측 입장이다. 

경찰이 확인한다고 해도 제3자 입장이기 때문에 누락할 수 있어서 피해 당사자가 직접 세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몇 년간 어린이집에서 여러차례 사건이 벌어졌던 바, 자녀 보호를 위해 부모들이 직접 영상확인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어린이는 ‘사회가 보호해야 하는 제1의 대상’인 반면 표현이나 주장이 뚜렷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교사에게 영상 동의 권리가 주어지고 부모가 그 동의없이 열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은 불합리하다는 말이 나온다. 

“가해자를 비호하는 규칙”과 “피해자를 보호하는 규칙” 중 무엇을 더욱 중요시 여겨야하는 것인가에 대해 사회적으로 공론에 붙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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